십자가의 생활방식...

자비하신 주님,
십자가가 우리의 '생활 방식'이 되게 해 주십시오.
안도현 시인의 시처럼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어느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했던 삶"을 참회합니다.
주님, 십자가가 자기 고집과 아집의 경계를 허무는 생활 태도를
부단히 연습하는 조율기가 되게 해 주십시오.
자아 상실이 아니라 자기 부정을 통해 외연의 폭을 넓혀주시고
이웃 종교를 존중하며, 우리와 다른 타인의 신념과 이념,
우리와 다른 성적 지향성을 가진 이웃들을
우리 몸과 같이 사랑하며 호불호의 정죄를 넘어
열린 마음으로 환대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십자가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긍휼을 베푸시는 주님,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류가 되려는
우리의 욕망을 포기하게 해 주십시오.
크고 으뜸이 되어 중심이 되려는
유토피아적인 망상을 버리고
섬기는 자, 자신을 낮추는 주체적인 하향적 비주류가 되게 해주십시오.
목회에 성공해서 더 많이 나눠주겠다는 '상향적 고지론'에 매혹되어
우리의 지배욕을 정당화 하려는
모든 형태의 유혹들을 포기하게 해 주십시오.

공의로우신 주님,
십자가를 바라보며 급진적 평화의 일꾼이 되게 해 주십시오.
나눔과 섬김, 통일과 민주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분배의 정의와 복지를 위해 일하는 것은
'자기 희생'을 궤변이라 비난하거나 이치에 맞지않다고 조롱하는
세속의 가치에서는 급진적이고 전복적일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좌익도 우익도 자기 마음에 안들면 마구잡이로 죽여버리는,
완전히 미쳐버린 세상이었다"라고 1948년 4.3 항쟁을 경험했던
어느 유족의 회고처럼, 우리 민족은 여전히 분단의 상황에서
이념적 편가르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늘날까지 국민이 50 대 50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남북의 분단의 벽보다 대한민국 안의 분단의 벽이 더 높아보일 정도로
극단으로 치닫는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서로 만날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내 몰리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조국, 우리의 민족을 불쌍히 여기셔서
휴전 상태인 남북 분단의 장벽과
대한민국 안에 세워져있는 모든 형태의 비민주적 분단의 가로막들을
십자가에 새겨진 평화로 모두 허물어 주십시오.

복음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철저한 요구를 기꺼이 완수하려고 고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의 참 소명을 결코 깨달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를 향하여 <자기 부정과 자기 희생> <주류의 포기>
<급진적 평화의 일꾼>되기를 요구하시는
예수님의 꿈, <십자가의 생활방식>을 실현하기위해
우리의 삶을 온전히 헌신하는 이들이 되겠습니다.
주님 만을 의지하며 많은 장애물을 넘어서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힘을 받아
우리 민족이 겪고있는 여러 시련들을 넘어서기 위해
한반도의 십자가를 우리 어깨에 매겠습니다.
이 소명과 열정이 식지 않도록
주님의 십자가를 평생 바라보겠습니다.
주님을 닮아 가기 위해...

죄 없으신 분이 평생을 비주류로 사시며,
자기를 주체적으로 당당히 부정하시고 희생하시면서,
온 세상에 평화를 선물하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남중(DREW) 두번째 기도-